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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이야기/Columns

프로그래밍과 생각근육


그가 저술한 책은 모두 읽습니다. 신간이 나오면 오직 그 이름만으로 사서 읽어봅니다. 그런 사람이 몇 있습니다. 경영컨설턴트, 전략가, 경영사상가인 일본의 오마에 겐이치가 그 중 한 명입니다. 그는 20세기가 자동차나 TV시대였다면 21세기는 구글의 시대라고 단언합니다. 21세기의 진정한 가치는 보이지 않는 것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상상력은 사실(Fact)와 수치(Figure)로 입증해 현실화 할 수 있을 때 그 가치가 배가된다고 합니다. 이런 능력을 그는 구상력이라고 부릅니다. 21세기에는 '제 4의 물결'이 필요하다며 구상력을 핵심 컨셉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구상력의 원천은 사람의 생각입니다. 근력운동을 통해 몸의 근육을 단련하듯이 생각훈련을 통해 뇌의 근육 역시 꾸준히 단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운영한지 이제 4개월이 지났습니다. 주로 포스팅 하는 내용이 프로그래밍과 관련된 내용이다 보니 방명록이나 메일로 문의가 심심찮게 옵니다. 재미있는 문제들이 있어 답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검색을 통해 만족할 만한 답을 얻지 못했으니 저에게 답을 좀 알려달라는 사람들입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저는 프로그래머가 아닙니다. 전공 역시 프로그래밍과는 거리가 먼 경영학입니다. 물론, 지금 하는 일도 프로그래밍과는 거리가 멉니다. 다만, 중학시절부터 여러 프로그래밍언어를 접하면서 프로그래밍이란 개념에 익숙하기는 합니다. C, Java와 같은 주류 언어를 접은지는 벌써 15년이 넘었습니다. 제가 빌게이츠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아서라고나 할까요? ^^


최근에 프로그래밍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HTML, CSS, 파이썬, R, SQL류의 언어를 책을 사서 읽고, 좋은 코드들을 따라하면서 배웠습니다. 프로그래밍을 다시 시작한 계기는 업무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입니다. 하면서 재미를 느꼈습니다. 진짜 도움이 됩니다. 30대 후반의 나이입니다. 이제 프로그래밍에 재미가 다시 붙었다고 하면 우스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프로그래밍의 재미는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해 가끔 생각해 봅니다. 스스로 생각해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고 그것을 코드로 구현해서 동작할 때, 몇 시간씩 노가다 해야 할 일을 단 몇 줄의 코드로 동일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때, 스스로 지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때와 같이 스스로 해냈다는 생각이 들 때입니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일이 있습니다. 하고싶은 일, 해야하는 일, 할 수 있는 일. 대부분의 사람들은 해야하는 일을 하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에 시간을 좀 더 투자하면 삶이 더 즐겁고 풍요로워 집니다. '만약, 해야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이 같고 대부분의 시간을 이 일을 하는 데에 보낸다면 삶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세 번은 하기 싫고, 다섯 번은 질리고, 일곱 번은 짜증이 나는데, 아홉 번은 재가 잡힌다"는 말이 있습니다. 어떤 일을 힘들어도 지속해 나가면 일의 본질을 알게 되고 리듬과 묘미가 생기게 된다는 말입니다.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스스로 생각해서 답을 내는 습관을 들여봅시다. 틀려도 좋습니다. 우리는 정답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중이니까요. 내가 낸 답이 정답이 아닐지는 몰라도 '멋진 해답'이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생각근육은 자라납니다. 검색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사진: H. Michael Karshis